1937년 9월 21일 출판된 톨킨의 소설 《호빗》이 영국에서 큰 흥행을 거두면서, 톨킨은 출판사로부터 후속편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호빗》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 분명해지자 앨런 앤 언윈 사의 대표 스탠리 언윈은 《호빗》 출판 몇 주 뒤(같은 해 10월 11일)에 《호빗》의 후속작에 대해 톨킨과 의논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톨킨은 사실 《호빗》은 지나가는 동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호빗》의 문체는 무척 가벼우며, 타깃 연령대도 낮은 편이다. 당시에 톨킨은 그보다는 자신의 평생의 소망인 소설 《실마릴리온》의 출판을 고대하고 있었다. 톨킨은 《호빗》 후속작을 바라는 출판사에게 이전에 만들어놓은 동화들, 예컨대《블리스씨》나《로버랜덤》 같은 것의 원고를 내주고 후속작은 따로 출판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후속작을 고대하던 언윈이 받은 것은 매우 길고 어려운 《실마릴리온》의 원고였다. 사실 이 원고는 언윈도 잘 알고 있는 원고였다. 이 원고는 언윈 측에서나 톨킨 측에서나 《호빗》의 후속작으로서 어림없는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는데, 어머니들이 《실마릴리온》을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거라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톨킨은 후속작의 첫 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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